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2007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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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철 작성일2006-12-02 11:06 조회1,840회 댓글0건본문
12월의 일기
이원규(李苑圭)
어느덧 12월이 되어서
깊어질 대로 깊어진 세월이라고
찬바람은 더욱더 거세어지고
카렌다의 얼마 안남은 날들이
눈보라에 우수수 흩날려가는 어느 날
밀린 숙제를 하듯 일기를 쓴다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어둠속에서
떨어질 대로 다 떨어진 잎들을 보내고
이제는 떨고 있는 알몸으로 서있는
삭정이 같은 마음이라고
뛰어넘을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지
라고 썼다가 지운다
뒤돌아보면
모두가 험난한 가시밭길이었지
라고 썼다가 지운다
잘 쓰여진 일기는 잘 지워진 일기
과거를 지키기 위해
일기를 쓰라 하지만
나는 편히 잠잘 수 있는 미래를 위해
남아있는 일기
깨알 같은 마음을 마저 지운다
2003년 12월에... 루게릭병의 진행으로 양손의 근력이 많이 약해진 저는
대학신입생 때부터 써서 보관해온 두툼한 일기장 대여섯 권을
아내 몰래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애를 시켜 제가 보는 앞에서
정말 갈기갈기 찢어서 버리게 했습니다. 그때의 심정.....
1993 박재삼 시인 추천으로 시단 데뷔 (문학박사)
자전에세이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동아일보사) 간행
이원규(李苑圭)
어느덧 12월이 되어서
깊어질 대로 깊어진 세월이라고
찬바람은 더욱더 거세어지고
카렌다의 얼마 안남은 날들이
눈보라에 우수수 흩날려가는 어느 날
밀린 숙제를 하듯 일기를 쓴다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어둠속에서
떨어질 대로 다 떨어진 잎들을 보내고
이제는 떨고 있는 알몸으로 서있는
삭정이 같은 마음이라고
뛰어넘을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지
라고 썼다가 지운다
뒤돌아보면
모두가 험난한 가시밭길이었지
라고 썼다가 지운다
잘 쓰여진 일기는 잘 지워진 일기
과거를 지키기 위해
일기를 쓰라 하지만
나는 편히 잠잘 수 있는 미래를 위해
남아있는 일기
깨알 같은 마음을 마저 지운다
2003년 12월에... 루게릭병의 진행으로 양손의 근력이 많이 약해진 저는
대학신입생 때부터 써서 보관해온 두툼한 일기장 대여섯 권을
아내 몰래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애를 시켜 제가 보는 앞에서
정말 갈기갈기 찢어서 버리게 했습니다. 그때의 심정.....
1993 박재삼 시인 추천으로 시단 데뷔 (문학박사)
자전에세이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동아일보사)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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