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커피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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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창영 작성일2005-12-10 06:10 조회2,157회 댓글0건본문
커피를 마시며...
- 신재준 -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전원을 올리고
나를 부팅한다
부드럽게 시작한다
양 많게, 그리고 진하게 탄 프림커피로 하시지요
암호가 해동하는 사이
어수선한 책상 위의 풍경들이
왜 그리 너는 커피색깔이냐고 묻는다
굵은 커피 두 스푼에
머그잔 넘치도록 욕심을 휘저어보지만
뒤섞임 뒤에도 채 녹지 않는 욕망의 잔해들이
손사래를 치며 둥둥 떠다니고
젖은 생각의 오선지를 타고 흐르는
알싸한 향내
몸 속의 시린 세포들이 한 겹씩 눈을 뜬다
향기가 조금씩 켜질 때마다
감각의 바다에서
간신히 숨을 쉬기 시작하는 나른한 입덧
저 일상의 포자들
벌써 세 잔째 나를 고봉으로 마시고 있다
커피가 나를 마셔대는 동안
나의 생존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벨이 연달아 울리고
단음절로 와 닿는 소식들
아침은 저렇듯
늘 같은 속도로 오는구나...
- 신재준 -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전원을 올리고
나를 부팅한다
부드럽게 시작한다
양 많게, 그리고 진하게 탄 프림커피로 하시지요
암호가 해동하는 사이
어수선한 책상 위의 풍경들이
왜 그리 너는 커피색깔이냐고 묻는다
굵은 커피 두 스푼에
머그잔 넘치도록 욕심을 휘저어보지만
뒤섞임 뒤에도 채 녹지 않는 욕망의 잔해들이
손사래를 치며 둥둥 떠다니고
젖은 생각의 오선지를 타고 흐르는
알싸한 향내
몸 속의 시린 세포들이 한 겹씩 눈을 뜬다
향기가 조금씩 켜질 때마다
감각의 바다에서
간신히 숨을 쉬기 시작하는 나른한 입덧
저 일상의 포자들
벌써 세 잔째 나를 고봉으로 마시고 있다
커피가 나를 마셔대는 동안
나의 생존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벨이 연달아 울리고
단음절로 와 닿는 소식들
아침은 저렇듯
늘 같은 속도로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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