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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心傳心의 눈 / 고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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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창영 작성일2005-12-27 09:12 조회1,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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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以心傳心의 눈 / 고재종

 
 눈이 내린다. 날이 정글며 이윽고 하나 둘 밝혀대는 등불, 그 빛으로 제 이
름을 찾는 마을에도 저렇듯 고조곤히 눈은 내려서,한 폭의 짙은 유화를 친다.

 나는 이때쯤 외로 떨어진 주막에서 홀로 내장국에 소주를 마신다. 하마 더
욱 커진 눈망울로 저렇듯 푹푹 눈 내리는 밖을 외양간의 황소처럼 바라보며.

 이런 날은 윗길 아랫길 다 끊겨도 마음의 길은 하늘로 열리는가.
제 키의 고독을 기도로 바꾸는 갱변 미루나무의 저 오롯함이라니.

 또 나는 하릴없이 슬퍼지는 게 시방 눈발 아래서도 지붕없는 까
치집이며 시방 눈 속을 상사말같이 뛰는 굴뚝각시의 맨발 탓이다.

 하지만 이런 날,하염없는 날,백열등 따순 어느 집에선 늙은 부처가 제
몸을 썩혀 들쿠레한 향기를 만드는 청국장을 끓이리라. 마주 앉으리라.

 눈은 내려서, 무장무장 내려서, 이 가난함이랑 외로움도 푹푹 젖어서,나는 세
상의 그리운 것들을 참 많이 헤아리고 마음은 또 뜨거운 것으로 가득해지는 때.

 이때쯤 광 속의 씨오쟁이에선 작은 씨들이 서로 옹송거리며 몸 부빌
것도 생각다 보면, 저 눈발 속 이심전심 아닌 건 하나도 없을 듯하다.

 뒤란의 대처럼 그 축복의 무게로, 나도 그래 이 저녁은 고조곤히 휘며, 소
주 한 잔 더 마시며,혹여 먼뎃산의 길잃은 은빛 여우의 울음도 들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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